[논단]아이고, 두테르테! 필리핀 반백년의 가문정치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6-06-23 (목) 12:26

아이고, 두테르테! 필리핀 반백년의 가문정치

글. 민병홍(컬럼니스트)


“미성년자는 밤10시 이후 보호자 없이 길에 나가지 못한다”

“밤1시부터 아침8시까지 술을 판매하지 못한다”

“밤9시 이후부터 소음을 내는 노래방. 클럽 등 영업하지 못한다”

“자경단은 마약, 총기 등 악성범죄자를 재판없이 처형한다”

필리핀의 새 대통령 당선자 로드리고 두테르테(71· Rodrigo Duterte/민주필리핀당)의 폭정(?)으로 만들어낸 안전한 세계 5대 도시인 민다나오의 다바오市에서 일어난 일이다. 국법이 존재하는 국가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그것도 자유시장 경제국가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다. 재판도 없이 10,000여명을 사형시키고, 소음방지법으로 유흥가가 폐허가 되어, 유흥업이 황폐해졌어도 두테르테의 신임은 22년이란 긴 시간동안 지속되어온 곳이다. 빈부가 격차가 가장 심대한 나라에서 어려운 시민을 우선하고 탐관오리를 철저히 배척한 그의 정책이 시민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결과이다. 이후 당선이 유력해지자 “국민의 통치 위임을 매우 겸손하게 받아 들인다”며 “깨어 있는 시간은 물론 잠자고 있을 때도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징벌 의지를 불태웠다.

두테르테는 1945년 3월 28일 필리핀 남서부 레이테州 마신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인 ‘빈센트’는 세부州 주지사와 다나오市의 시장을 역임했고, 아들은 22년간 시장을, 그 딸과 아들도 시장과 부시장을 각각 역임했다. 사법시험을 거쳐서 지방 검사를 역임한 두테르테는 1986년 필리핀 민주화운동 이른바 '피플 파워' 때 다바오 부시장으로 지명된 후 1988년 시장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다음1998년까지 연임하게 된다. 필리핀은 더 이상 무시할 나라가 아니다. 전체 면적300,000㎢ 세계73위(CIA 기준), 인구 약 107,668,231명으로 세계12위(2014.07. est. CIA기준), GDP 3103억 달러로 세계33위 (2016. IMF 기준), 인구는 1억 명이 넘는 아시아에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나라다. 하지만 경찰과 마약상은 돈으로 연결되어 있고 200달러만 있어도 쉽게 총을 구할 수 있다. 그 총으로 도시 곳곳에서 살인, 납치, 성범죄가 횡횡하다. 가깝게는 한국인 관광객 납치 피해사건, 한국인 이민자 살해사건 등 이곳은 안전이 없는 범죄의 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언론들은 당선인 두테르테를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기도 한다. 범죄에 대해 강경 대응은 물론 파격적인 언행들 때문으로 판단된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그동안 마약 등 중범죄를 저지른 범인 최소 50명을 교수형 형식으로 사형집행을 시사해왔다. 더욱이 총알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총살형보다 교수형이 낫다면서 의회에 교수형 부활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범죄자나 체포에 저항하는 자에게 경찰의 실탄 사살을 허용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 디바오에서 스스로 나서서 범죄가 없는 도시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다바오市에서 마약치유센터를 곳곳에 세우고 마약 중독 프로그램을 위해서 치료비로 거액의 예산을 배당하기 시작했다. 말로만 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행동으로 범죄자를 잡아내기 위해서 노력했다. 한편 필리핀은 1987년 사형제도를 폐지했다가 살인이나 납치 등 흉악범죄가 증가하자 1993년 살인, 강간 등에 사형제를 부활시켰으나 2006년 모든 범죄에 사형을 폐지했다.

젊은시절 홍길동에, 임꺽정에 매료되어 세종대왕. 이순신장군의 뒤를 이어 닮고 싶은 인물로 꿈꾸기도 했다.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백성의 고혈을 빠는 양반들을 혼내주고 그들의 곡식을 어려운 백성에게 나누어주는 통쾌함 때문이었을까. 사가들은 홍길동을 가르켜 “이들이 설사 실제로는 의롭지 않았다 하더라도 민중들은 이들을 통해 부정한 체제에 대한 저항을 꿈꾸었기에 의적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다”하고, 임꺽정에 대하여는 “나라에 선정이 없으면 교화가 밝지 못하다. 재상이 멋대로 욕심을 채우고 수령이 백성을 학대해 살을 깎고 뼈를 발리면 고혈이 다 말라버린다. 수족을 둘 데가 없어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기한(饑寒)이 절박해도 아침저녁거리가 없어 잠시라도 목숨을 잇고자 해서 도둑이 되었다. 그들이 도둑이 된 것은 왕정의 잘못이지 그들의 죄가 아니다”라고 평하고 있다. 백성이 그중에서도 어려운 백성을 위하는 것이 제일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정치는 국민의 고통을 가슴과 행동으로 풀어내는 예술이어야 된다”는 것처럼...

“요즘 귀신들 뭘 먹고 살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저런 놈들 싹 쓸어 버릴 거야”, “법이 있는 것이 다행이야. 법이 웬수야“하는 것을 한번쯤은 해보거나 들어보았을 것이다. 사람답지 않은 사람을 상대했을 때 분노를 억누를 수 없을 때 자연스레 나오는 말이다. 돈 몇 푼에 사람을 죽이는 살인강도들, 선거 때는 허리를 코에 박다가 당선되면 목에 깁스를 하는 선출직들, 아홉을 가졌음에도 열을 가지려고 서민의 고혈을 빠는 금융업자들, 전관예우를 이용하여 수십억을 받아먹는 사람들, 판례를 무시하고 금전과 향응이면 잣대를 고무줄과 같이 판결하는 법조인들과 수사관들, 인간 이하의 범죄인들을 금전만보고 변호하는 변호인, 권력과 금력 앞에 소신의 펜을 꺾어 버린 기레기들이다.

부패한 상관에 맞서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여 사살한 크린트이스우드 주연 영화 <터디해리>의 주인공과 법보다는 원칙을 중시하여 통쾌하게 처단하는 김홍신의 <인간시장>의 주인공 장총찬에 매료되는 것은 “법이 있는 것이 다행이야. 법이 웬수야“의 마음과 같기 때문일 것이다. 재판도 없이 10만의 범죄자를 처형하고 마약범죄자, 부패언론인의 피격을 당연시 하는 징벌자 두테르테를 보면서 “I GO 두테르테!“(내 마음은 두테르테에게 가고 있다)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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