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온]사자도 굶어죽는다!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6-06-12 (일) 20:53


사자도 굶어 죽는다!

임한기 (시사경제경영연구소 자문위원)

중생대 백악기 공룡 중 ‘안킬로사우르스’라는 동물이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다. 사상 최강의 ‘초식동물’이기 때문이다. 흔히 티라노사우르스를 가장 강한 공룡이라고 말한다. 물론 육식공룡 중에서는 가장 강한 축에 속한다. 하지만 안킬로사우르스에 비하면 대적이 되지 못했다. 안킬로사우르스는 몸 전체가 큰 혹과 가시 같은 것으로 뒤덮여 있다. 이 공룡의 피부는 어떤 육식공룡의 크고 날카로운 이빨도 파고들지 못할 정도로 단단했다. 갑옷을 입고 사는 셈이다. 단단한 꼬리의 끝에는 무겁고 거대한 덩어리 뼈가 달려 있다. 육식공룡이 자신을 공격해오면 꼬리로 덩어리 뼈를 강하게 흔들어 공격한다. 마치 곤봉을 휘두르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티라노사우르스 같은 거대 육식공룡의 넓적다리도 한 방에 부숴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몸통도 꼬리도 얼굴도 무섭게 생겼지만 이 공룡은 어디까지나 나뭇잎을 먹으며 살았던 초식공룡이다. 자신을 건드리지 않으면 절대로 먼저 공격하는 법이 없다. 사상 최강의 공룡이지만 한가로이 다른 공룡과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았다. 이런 점에서 안킬로사우르스를 좋아하고 내가 추구하는 삶의 이미지로 삼고 있는 이유이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일 해오면서 터득한 것은 사람은 두 부류가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육식동물과’이고 다른 하나는 ‘초식동물과’다. 육식동물과에 속하는 인간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배신은 물론 남을 이용하거나 착취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들이 사람을 만나는 목적은 대개 그 사람을 잡아먹기 위해서다. 주로 노리는 대상은 초식동물과의 사람들이다. 반면 초식동물과의 인간들은 정의를 사랑한다. 또 양심을 지키려 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만남의 목적은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고, 더불어 살아가며 함께 상생하는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삶이 바로 더불어 함께 살아갈 줄 아는 초식동물과의 삶이다. 하지만 결코 토끼나 영양 같이 약한 초식동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안킬로사우르스처럼 그렇게 육식공룡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강한 초식동물이 되고 싶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그리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배신과 좌절, 그로인해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악몽 같은 밤일 지더라도 그 또한 삶의 일부이다. 그것이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인지 모른다. 특히나 기업을 운영하는 한 회사의 사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온갖 세월을 이겨온, 가장 강하고 스마트한 육식동물과의 경쟁에서도 끝끝내 이겨 살아남은 최상위 포식자의 삶인 것이다. 또한 자신의 오장육부가 까맣게 타 재가 될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육식동물의 제왕인 사자와 닮아 있기도 하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의 저자 서광원은 “살아남은 것들은 지독하다”고 말한다. 사자는 명성에 걸맞게 사냥 기술이 뛰어나다. 그러나 늘 먹잇감을 마음대로 요리하며 늘 배부르게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한 마리의 먹이를 사냥 하기위해 그 놈이 다니는 길을 몇 날 며칠을 관찰한다. 단 한번의 기회를 포착하여 가장 사냥하기 좋은 장소와 때를 골라 마치 화살이 과녁에 꼽히듯 명중시킨다. 그렇다고 매번 명중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냥에 실패한 사자는 결국 굶어 죽게 된다. 상위 포식자가 없음에도 사자가 굶어 죽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사냥 성공 확률이 평균 30%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사자가 태어나서 건강한 어른 사자로 성장할 확률은 33% 정도이고 그 중에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될 확률은 겨우 3% 정도에 불과하다. 더구나 환경이 훨씬 열악한 사막지역에서 사자의 생존률은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사자가 육식동물의 제왕이라고는 하나 단지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위치한다는 의미이지 사실 그의 생존율로만 따져 보면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장’ 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앞에서 웃고 뒤에서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지만, 그들에게도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노후(老後)’다. 온갖 초식동물을 잡아먹고 강한 육식동물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그들,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한 그 공과의 열매를 평생 먹고 살아야 할 노후가 혹시 ‘빚 좋은 개살구’가 된다면 그땐 어떻게 될까?

사업의 성공 하나가 내 노후를 책임질거라는 막연함과 인생의 전부인 전쟁터에 서 있는 당신은 지금 어느 계절을 지나고 계십니까? 우리 인생의 4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디에 서 있습니까? 앞으로도 계속 그 계절에 머무를 수 있습니까? 오늘 바라본 ‘어제’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젊은 날이다. 그 소중한 젊은 날이 점점 줄어드는 시간, 다시 만날 수 없는 시간은 ‘노후’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이, 반드시 그를 맞이하게 된다. 과연 노후라는 시간은 어느 계절에 속하는 걸까요? ‘은퇴 절벽’, ‘은퇴 파산’, ‘은퇴 감옥’, ‘독거노인’ 등 이런 용어의 자연스러움에 순응하고, 팍팍한 현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왠지 혹독한 추위와 싸우고 있는 겨울일 듯싶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그들의 노후를 보면 ‘죽음(死)이 사는(生) 것 보다 천국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것은 일본 ‘커스텀 프로덕트 리서치’를 인용한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교도소 수감자 가운데 60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좀도둑질 같은 경범죄의 35%를 또 60세 이상 범죄자의 40%가 동종 범죄를 6차례 이상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좀도둑질 재범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좀도둑질은 유죄 판결을 받으면, 감옥행이 확실하다”면서 “생활고에 시달린 노령 층이 무료 음식에 숙박, 건강까지 책임져 주는 기관으로 감옥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일본 법원은 200엔(약 2,000원)짜리 샌드위치를 훔친 범죄자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아무런 비용 없이 사용하는 ‘자유’보다, 국가가 비용을 지불하는 ‘감옥’을 선택하는 현실을 보면, 피땀 흘려 살아온 삶의 이자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가슴 아프다. 이런 현실을 보면 노후는 겨울이 맞는 것 같다. "제2의 인생" "백세청춘" "황혼여행 " "황혼연애" 라는 또 다른 설렘, 인생의 복리 이자를 매달 월세처럼 받는 삶을 보면 봄 이거나 수확을 거두는 가을일 듯싶다. 요즘 한참 유행인 ‘백세인생’이란 노래 가사를 보면 현재 우리의 삶이 그대로 잘 표현되어 있다.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60세에는 아직 젊어서.., 70세에는 할 일이 아직 남아... 80세에는 아직은 쓸 만해서... 90세에는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100세에는 좋은날 좋은 시(時) 잡아서 갈 테니... 못 간다고 전해라!“

100세 이전에 저승사자가 찾아오면 문전박대 당하기 십상이다. 고객 중에 나이는 ‘70세’라 쓰고 이름은 ‘소녀’라고 말 하시는 여성 한 분이 계시다. 그분은 매일 아침 조깅, 수영, 에어로빅을 즐기고 점심때는 탱고모임에서 스트레스를 푼다. 거기에다 이번에 새로 만난 남친과 함께 드라이브도 하고 부지런히 여행도 다니신다. 그야말로 이제 갓 입학한 여대생마냥, 꽃피는 춘삼월에 따스한 햇살을 품고 여기저기 분주히 뛰 다니는 대학생활을 보는 것 같다. “산다는 것이, 살아있다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데 내가 왜 진작 이것을 모르고 돈돈하며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가끔 자조 섞인 푸념도 한다. 이처럼 노후는 동전의 양면처럼 한 몸 두 모습으로 우리에게 조용히 다가온다.

당신은 어느 계절을 바라보고, 느끼며 살고 싶습니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면 천하를 호령하는 사자도 굶어 죽는 것처럼,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준비할 때 당신이 좋아하는 노후의 계절은 오게 된다.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내일’이라는 단어다. ‘내일’ 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불행하고 실패 한다.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말은 ‘오늘’이란 단어다.

- 로버트 기요사키 -

====프로필 ====

임한기

-(주)에그플러스컨설팅 대표이사

-시사경제경영연구소 아카데미원장

-전)동부생명 8년 연속 챔피언

-저서. 평생 단 한번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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