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전지현, 김연아, 수지야! 또 보니...반갑다?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4-05-23 (금) 22:45





전지현, 김연아, 수지야! 또 보니...반갑다?
스타들의 광고 중복 출연, 이대로 좋은가.

정예림  홍익대, 성신여대 강사
 
  ‘잘 생겼다~잘 생겼다~잘 생겼다~’ 전지현과 이정재의 LTE-A, SK텔레콤 광고. 최근 잦은 노출 빈도를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무슨 노래를 저렇게도 못하나? 거슬린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단순노출효과의 덕인지 이제는 익숙해져서 호감까지 갈 정도이다. ‘가만, 전지현이 이 광고만 했었던가? 요즘 부쩍 전지현이 여기저기 광고에서 많이 나왔었던 것 같은데, 어떤 광고였더라? 무슨 화장품 광고...’
  전지현은 현재 SK텔레콤, 휘슬러, 지펠, 유니클로, 한율화장품, 네파, 리복 등 13개 이상의 브랜드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광고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전지현은 지난 2월 광고모델 호감도 조사에서 14.85%의 지지를 받아 김연아와 수지를 제치고 호감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추가적으로 파리바게트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는 등, 광고주들의 ‘천송이’ 러브콜은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송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김연아와 수지가 광고모델 호감도 조사에서 1, 2위를 차지하며 다양한 제품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었다. 김연아가 한창 광고모델로 주가를 올렸을 때에는 ‘CF로 보는 김연아의 하루’가 온라인 상에서 회자될 정도였다. ‘CF로 보는 김연아의 하루’는 이렇다. ‘김연아는 아침에 일어나서 '디오스' 냉장고에서 생수 '아이시스'를 꺼내 마신다. 이어 뚜레주르의 '김연아 빵'과 '매일ESL 저지방&칼슘 우유'로 아침을 해결하고 스케이트와 P&G '위스퍼'를 가방에 챙긴 뒤 '샤프란'으로 세탁한 '나이키' 트레이닝복을 입고 집을 나선다...(후략)...’. 김연아는 2007년부터 광고에 출연하기 시작해 30개 이상의 브랜드 광고모델로 활동했으며, 160편 이상의 CF를 촬영하였다. 유명인의 연간 모델료가 각 브랜드 당 5~10억 원 가량임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모델료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지는 또 어떻고? 수지는 데뷔 이후 40개 이상의 광고를 촬영하였으며, 2012년 2월부터 2013년 4월까지 14개월 동안 22건의 광고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수지는 티엔, 리복, 도미노피자, 우체국예금, 백설, MLB, 페이스샵, 빈폴, 닌텐도, 스마트, 갤럭시S, 익서스, 온더바디, 비타500, 덴마크 드링킹, 스페셜포스, 수미칩 등의 광고에 등장하였으며, 현재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들은 왜 유명인들을 광고모델로 발탁할까? 김연아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매일유업은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500% 성장했으며, LG 생활건강의 라끄베르의 매출량도 2배 가량 증가하였다. 커피전문점 드롭탑은 ‘도둑들’의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쓰면서 서울지역 매장 매출이 2배가량 증가했으며,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는 ‘신사의 품격’의 김수로 덕에 방송 이후 매출이 최대 3배나 증가한 바 있다. 광고모델의 효과를 검증하는 다양한 실증연구에서도 유명인 모델이 비유명인 모델보다 더 효과적임을 검증하고 있다. 유명인 모델이 갖는 높은 주목 환기력과 유명인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는 광고태도 및 브랜드 태도를 거쳐, 소비자의 구매의도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광고효과는 유명인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속성들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유명인 광고모델의 속성은 ‘신뢰성’과 ‘매력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명인 광고모델의 ‘신뢰성’은 광고모델의 전문성과 진실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광고모델의 전문성이란 일반적으로 광고모델이 광고하는 제품이나 광고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와 관련하여 보유하고 있는 지식 및 경험 정도를 말한다. 광고모델의 진실성이란 광고모델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객관적이고 정직하게 보이는가를 말한다. 한편 유명인 광고모델의 ‘매력성’은 광고모델의 친밀성, 호감도, 유사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광고모델의 친밀성은 광고모델이 소비자와 얼마나 낯설지 않은가를 말하고, 호감도는 광고모델의 외적인 매력성 등으로 인해 광고 및 광고 메시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말하며, 유사성은 광고모델이 소비자와 얼마나 비슷하게 느껴지는가를 말한다.

  하지만 모델의 속성만을 분리해서 광고효과를 살펴보려는 접근법은 한계가 있다. 광고효과는 단순히 광고모델의 속성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광고모델의 속성이 광고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본 요인이라면, 이 영향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광고모델과 제품 간의 적합성, 제품에 대한 관여도(관심의 정도), 소비자의 성별, 광고 메시지, 광고 중복 출연 정도 등은 광고모델의 효과를 더욱 증대시키거나 반대로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위의 사례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유명인이 유명세를 타면 하나의 광고에만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제품에 겹치기로 출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중복 출연이 광고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유명인 광고모델의 중복 출연에 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중복 출연은 결과적으로 광고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이다. 한 연구에서는 유명인 광고모델이 4가지 이상 제품 광고에 복수 출연할 때 광고효과(광고모델의 신뢰도와 호감도, 광고태도, 제품 태도)는 부정적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즉, 김연아가 4가지 이상의 제품 광고에 노출되면 김연아에 대한 신뢰도와 호감도가 낮아지고 더불어 김연아가 등장한 광고에 대한 태도도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형성된 광고태도가 제품태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불 보듯 뻔한 일. 근본적인 문제는 중복 출연이 유명인 광고모델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인 진실성을 서서히 파괴한다는 것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유명인이 여러 광고에 중복 출연 할 경우, 광고 메시지보다는 유명인이 더 돌출되어 소비자가 광고 메시지보다는 유명인만 기억하게 되는 현상(뱀파이어 효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거액의 광고모델료를 지불하고 그야말로 ‘광고모델을 광고’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TV광고의 70% 이상이 유명인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유명인을 활용해 제품이나 브랜드의 보증효과를 노리는 광고가 전체 광고의 25%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유명인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등에 업고 단기간에 제품이나 기업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를 끌어내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한 연구에 의하면, 광고주들은 실제적으로 유명인 모델을 사용한 광고 중에서 20%만 만족을 나타내고 나머지 80%는 불만족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광고주도 유명인 모델을 활용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거액의 모델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두 가지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 가지는 유명인 광고모델을 기용하되 전략적으로 광고하는 방법, 다른 한 가지는 유명인 광고모델을 쓰지 않고 효과적인 광고를 집행하는 방법이다.

  먼저 유명인 광고모델을 기용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기업에서는 유명인 모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첫 번째, 제품특성과 모델 이미지가 조화를 이룰 때 중복 출연이 광고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즉 기업은 모델을 선정할 때 우선 그 모델의 이미지와 제품특성이 잘 맞아 떨어지는지부터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고관여 제품일수록 광고모델에 의하여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인지가 폭넓게 이루어지나, 전반적으로 중복 출연이 부정적인 광고효과를 유발한다고 하였다. 고관여 제품은 비교적 가격이 비싸고 오래 사용해야 하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구매에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하는 제품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TV, 자동차, 컴퓨터, 냉장고, 핸드폰 등이 이에 속한다. 따라서 기업은 고관여 제품을 광고할 경우 광고모델의 중복 출연 정도를 우선적으로 체크하고 제품의 특성과 부합하는 이미지의 모델을 기용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유명인 광고모델을 쓰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유명인을 쓰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이 광고를 봐주지 않을 것만 같다’는 그 불안함부터 버려야 한다. 유명인이 등장하지 않고도 긍정적인 광고효과를 보여주는 광고는 이미 다수 쏟아져 나오고 있다. ‘풀려라 피로! 풀려라 5천만!’ 우리에게 익숙한 박카스 광고. 지난 28일 제 21회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시상식에서 동아제약 박카스 광고는 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 3월부터 시작한 박카스 캠페인 광고는 대한민국 생활인들의 피로에 귀를 기울이고 각각의 피로 상황을 재미있게 구성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공감과 흥미를 이끌어냈다. 박카스 광고가 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며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냈다면, 재미있는 촌철(寸鐵)로 주목을 끌었던 광고도 있었다. 잡코리아의 광고다. ‘일만 받으면 끌어안고 묵히는 그대는 국장인가 청국장인가, 보내버리고 싶은 그들에게 추천하라. 고급경력직 5만6485명 채용중 잡코리아’. 이 광고는 직장인들에게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긍정적으로 회자되었다. 박카스의 광고에서도, 잡코리아의 광고에서도 유명인은 털끝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 두 가지 광고의 공통분모를 찾았는가? 바로 ‘공감’이다. 소비자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공감’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면, 유명인 없이도 광고는 분명히 훌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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