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모시축제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3-06-04 (화) 08:12
청황적백흑, 오방색 필모시 자락이 유월의 햇살 아래 나부끼는 모습은 정녕 곱디곱다. 그토록 맑고 선명하면서도 사무치는 빛깔이 하얀 세(細)모시자락을 타고 색깔을 머금으며 제 몸을 물들이는 것이 신기하다. 거듭 물을 먹일수록 색깔의 깊이가 더해져 같은 색이라도 전혀 다른 다양한 스펙트럼을 내보이는 것이다. 1천5백 년을 이어온 한산모시는 임금께 올리던 진상품이자 명나라에까지 진상할 정도의 명품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 아리따움이 그저 눈부시기만 하다.

전통의 세모시로 축제를 마련한 지 어느덧 이십 년 세월을 맞는 서천군의 한산모시문화제는 그 귀한 한산모시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이다.

전통예술단과 비보이공연 등의 개막축하공연으로 문을 연 모시문화제는 '서산팔읍길쌈놀이'와 한산모시옷패션쇼, 사물놀이와 마당극공연, 모시요리경연대회 등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모시옷 패션쇼는 그저 '세모시 옥색치마'만 떠올리던 얌전한 모시한복의 이미지를 백팔십도 바꿔놓는다. 가볍고도 시원한 정장에서부터 실용적인 원피스와 생활복, 우아한 이브닝드레스와 화려한 파티복까지 모시의 변신은 무한하다. '서산팔읍길쌈놀이'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모시길쌈경연대회를 재연한 것으로 길쌈을 하는 고장 부녀자들이 직접 시연을 벌이는 전승 민속놀이다.

흥겨운 무형유산 공연으로 꾸린 '신명한마당' 공연은 6개 부문의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이 직접 벌이는, 그야말로 고수들의 잔치다. 줄타기와 북춤, 가야금병창, 살풀이, 판소리공연에 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국악실내악의 향연 속에 모시와 만나는 비단풍류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한산모시문화제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는 상설체험행사들의 재미다. '모시'라는 주제 하나로 이토록 다양하고 흥미로운 놀이와 학습을 겸할 수 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우선 모시주제관에서 명주, 삼베 같은 천연섬유와 한산모시를 직접 비교하고 만지며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모시전문가와 이야기꾼의 설명으로 모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나면 나머지 체험행사장을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전통모시마을체험관에서는 모시풀이 옷감으로 변모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몸소 경험하며 익히게 된다. 모시풀의 밑둥을 베어 껍질을 벗기고 얻어낸 태모시를 모시 쪼개기와 삼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를 거쳐 필모시로 모습을 갖춘 것이 우리가 흔히 보는 모시옷감이다. 진짜 기술자인 주민들의 친절한 설명과 가르침에 따라 이 과정들을 알아보고 날실을 물에 적셔가며 끊어진 실을 잇고, 복날에도 습도를 맞추기 위해 움집에서 짠다는 세모시짜기까지 공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른도 아이도 베틀의 원리를 깨치고, 모시옷에 대한 감탄과 수고로움을 절로 느끼게 된다.

다 짠 옷감에는 쪽, 치자, 잇꽃, 숯 등의 천연염료로 물을 들여 환상적인 색깔을 빚어낸다. 맑고도 깊은 색을 내는 천연재료들과 매염제를 사용하여 즉석에서 맘에 드는 색깔로 염색을 즐기며 장인의 솜씨를 흉내 내는 재미가 그만이다. 그뿐인가. 모시옷이 가득한 스튜디오에서 하늘거리는 모시옷과 장신구를 직접 착용하고 한껏 우아함을 뽐내는 기회도 있다. 당연히 기념사진 한 방을 잊으면 섭섭한 시간이다.

모시동산으로 모시과수원으로 흥미로운 조형물과 어우러진 모시천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즐기며 맘에 드는 포토존에서 연출사진으로 멋을 부려도 좋다. 또 대목장, 소목장, 갈꽃비, 짚공예, 공작선 등을 만드는 최고의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이 선보이는 작품을 감상하고 직접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아 제작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모시로 옷만 만든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샐러드와 떡, 차를 비롯하여 모시음식경연대회에 소개된 음식들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다. 눈과 입이 함께 즐거운 모시음식에 더하여 한산의 또 다른 특산물인 한산 소곡주의 시음과 제조에도 참여하면 금상첨화! 누룩디디기와 밑술빚기, 덧술빚기 등 이색적인 체험 후에 전통주막에서 즐기는 소곡주의 맛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가는 길

○ 승용차
호남고속도로-논산-강경-한산
서해안고속도로 대천나들목-서천나들목-한산
서천공주간 고속도로 동서천분기점(옛군장분기점)-동서천나들목-광암사거리-행사장

○ 버스
서울/천안/대전/공주/부여-서천

○ 기차
서울 용산역 장항선-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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