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보험계약의 고지의무 위반과 고의(故意)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6-05-23 (월) 16:00


보험계약의 고지의무 위반과 고의(故意)

글. 조철기 변호사(시사경제경영연구소_법률자문)

상법 제651조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보험자에게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하여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와 보험자간 정보의 비대칭이 수반되는 사행성 계약이므로 보험자가 계약의 인수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보험계약자가 보험에 가입할 때에는 피보험자의 건강상태를 보험자에게 그대로 알려주도록 고지의무를 제도화하고 있다.

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 보험자는 제척기간 등의 사유가 없는 한 보험사고 발생 전후를 묻지 않고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보험사고 발생 후에 보험계약을 해지한 때에도 보험금 지급책임을 지지 않는다(상법 제651조, 제655조)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기준은 ‘중요한 사항’의 고지 유무이며, 상법에서는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상법 제 651조의 2). 실무상으로 보험자는 고지할 중요한 사항을 질문표로 작성하여 보험계약자에게 제시하고, 고지의무자는 ‘예’, ‘아니오’라는 형식으로 대답하도록 하고 있다.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말한다.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도 보험자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보험자의 보험사고에 관한 보험금액 지급책임은 소멸하지 않는다. 고지의무 위반은 고지의 대상이 중요한 사항이어야 하고(이를 ‘객관적 요건’이라 함) 보험계약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릴의무를 위반하여야 한다(이를 ‘주관적 요건’이라 함)

보험자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지의무가 있는 사항에 대한 고지의무의 존재와 그러한 사항의 존재에 대하여 이를 알고도 고의로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하여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

판례는 ‘고의’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보험계약자가 확진 진단을 받았는지 여부를,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고지하지 않게 된 여러 정황들 (예컨대 건강진단 후 특별히 아프지 않았거나 치료받은 사실이 없거나 보험가입 후 상당기간 경과 후 발병하였거나 질문이 포괄적이어서 고지하여야 할 사항으로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 2011.4.14. 선고 2009다103349,103356 판결은 피보험자 갑이 을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갑상선 결절 등의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사안에서, 건강검진결과 통보 내용에 비추어 갑으로서는 어떠한 질병을 확정적으로 진단받은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위 검진 이후 2년여 동안 별다른 건강상의 장애나 이상 증상이 없었으며 갑상선 결절과 관련된 추가적인 검사나 치료도 받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피보험자 갑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조정분쟁조정위원회도 자신의 혈압정도를 고혈압으로 보지 않았고,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이러한 정도의 혈압을 보험자에게 고지하여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인식하기 힘든 점에 비추어 보험회사에게 위 증상을 고지하지 않는데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결정이 있으며,

같은 취지로 생활이 불규칙한 한국성인의 경우 소화불량 등의 위염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신청인을 치료하였던 전문의 A의원의 소견서에 의하면 만성위염은 성인의 위내시경 검사에서 흔히 발견되는 일반적인 내시경소견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에도 일반평균인의 경우에도 1년에 평균 1~2일 치료받은 사실과 보험계약 청약 약 4년 전에 위내시경 검사사실까지 고지하여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

참고로, 모집인은 특정한 보험회사에 종속되어 그 보험회사를 위하여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ㆍ권유하는 자로서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권한만 가지고 있고 보험회사를 대리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이나 보험계약과 관련한 고지 수령권한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다. 따라서 설사 보험계약자가 모집인에게 피보험자의 기왕증 등 피보험자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실을 구두상으로 모두 고지하였더라도 모집인의 법적 지위에 비추어 보아 보험계약자가 고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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